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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재해석, 특징, 메시지

by 영화영화 2025. 7. 3.

2024년 개봉한 영화 《위키드(Wicked)》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대형 판타지 뮤지컬 영화로, 원작 뮤지컬의 화려함과 감정 깊은 서사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팬들과 관객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원작은 그레고리 머과이어(Gregory Maguire)의 소설 『Wicked: The Life and Times of the Wicked Witch of the West』를 기반으로 2003년부터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으며, 수많은 상과 흥행 기록을 남겼습니다. 영화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글로벌 팬덤의 기대가 쏟아졌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존 M. 추 감독과 실력파 배우 신시아 에리보,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캐스팅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마법’ 이야기에서 벗어나, 권력과 정의, 우정과 차별, 정체성과 선택이라는 주제를 다층적으로 담아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위키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세 가지 핵심 주제로 나누어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위키드 영화 포스터 이미지

 

'오즈의 마법사'의 재해석

《위키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의 프리퀄이자 재해석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오즈 세계의 악한 마녀로 알려진 ‘엘파바’를 중심으로, 그녀가 어떻게 오해받고 배척당하는 존재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기존 동화에서는 단편적인 악역으로 등장했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고 인물의 내면과 환경을 통해 도덕을 재해석합니다.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지닌 채 태어난 소녀로, 어릴 때부터 외모로 인해 차별과 혐오를 경험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차별과 낙인의 구조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며, 관객은 점차 그녀의 외형적 ‘다름’이 아닌, 내면의 진실과 용기를 보게 됩니다. 엘파바는 정의감이 강하고 불의에 맞서는 인물로 묘사되며,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의 위선을 깨닫고 자신의 방식대로 싸워 나가게 됩니다. 특히 영화는 마법학교 시절의 엘파바와 글린다(후의 ‘착한 마녀’)의 만남을 중요한 줄기로 삼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하지만, 점차 우정을 쌓고 각자의 상처와 진실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체제와 권력의 논리에 의해 엘파바는 ‘위험한 마녀’로 낙인찍히고, 글린다는 체제에 편입되어 권위를 부여받습니다. 이 극명한 대조는 ‘선’이란 사회가 결정하는 것이지, 진실에 기반한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엘파바가 선택한 길은 세상과의 타협이 아닌, 진실을 따르는 길입니다. 그녀는 고독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끝까지 저항의 상징으로 남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사회가 만들어낸 악의 서사를 뒤집으며, 관객에게 ‘우리는 누구를, 무엇을 기준으로 악이라 판단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위키드》는 단순한 전복이 아닌, 동화의 이면을 통해 도덕성과 권력 구조를 재해석하는 서사로 관객을 이끕니다.

영화의 특징

《위키드》의 핵심은 단연 음악입니다. 원작 뮤지컬의 넘버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이번 영화에서도 이러한 명곡들이 시네마틱하게 재해석되어 감정의 깊이를 더합니다. 대표곡 "Defying Gravity", "Popular", "For Good" 등은 단순한 노래를 넘어 캐릭터의 감정 변화와 성장, 그리고 선택의 순간들을 가장 강렬하게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특히 "Defying Gravity"는 엘파바가 체제와 결별하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사용되며, 영화에서도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연출됩니다. 신시아 에리보의 강렬한 보컬과 마법적 비주얼이 결합되어, 뮤지컬과 영화의 경계를 넘는 장면이 탄생했습니다. 엘파바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장면은 단순한 무대 연출을 넘어, 영화만이 구현할 수 있는 카메라 앵글, 조명, 특수효과로 극대화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시각적 스펙터클이 아닌, 캐릭터의 내면 해방과 감정의 폭발을 시각화한 연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연기한 글린다 또한 기존 캐릭터와는 다른 입체감을 부여받습니다. "Popular"는 그녀의 외향적이고 세속적인 성향을 풍자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보여주는 곡으로, 그녀의 변화와 엘파바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아리아나 특유의 발랄한 음색과 안정된 발성은 뮤지컬 팬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갑니다. 감독 존 M. 추는 이전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인 더 하이츠》 등을 통해 뮤지컬과 감정, 색감의 결합에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위키드》에서도 그는 뮤지컬 넘버 하나하나를 단순한 노래 장면이 아닌, 이야기의 연장선이자 감정의 분출로 만들며, 원작 팬들과 새로운 관객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CG와 세트, 의상과 조명 등 영화적 요소들이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영화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미학을 제대로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위키드》는 겉으로는 판타지와 마법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그 중심에는 깊은 인간적 주제인 우정, 선택, 자유가 자리합니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는 단순한 라이벌이나 친구를 넘어,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자 상반된 삶의 선택을 대변합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가’,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의 대가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엘파바는 세상이 규정한 악인이 되는 길을 택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자유롭지만 외롭고, 신념을 지키지만 사랑을 잃습니다. 반면 글린다는 체제 안에서 인정받고 화려한 삶을 살지만, 끝내 진실을 외면한 것에 대한 슬픔과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선택은 관객에게 묻습니다. 과연 어떤 삶이 더 정당한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가? 특히 영화 후반, 엘파바와 글린다가 마지막으로 나누는 노래 "For Good"은 이들의 우정과 이별, 그리고 상호적인 영향을 담담하고도 진심 어린 언어로 풀어냅니다. ‘내가 너를 만나서 나는 변했어’라는 가사는, 삶에서 만남이 갖는 힘, 그리고 관계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명대사이자 명가사입니다. 이 장면은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의 철학적 메시지를 집약적으로 전달합니다. 또한 《위키드》는 체제와 권력의 위선, 다름에 대한 차별, 소수자의 목소리 같은 현대적인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룹니다. 엘파바의 초록 피부는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그녀가 배척받고 사라지게 되는 과정은 현실 속 소수자들이 겪는 불합리함을 반영합니다. 이 영화는 판타지의 탈을 쓴 현실 비판이며, 관객으로 하여금 진정한 정의와 자유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결론적으로 《위키드》는 단순한 뮤지컬 영화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기존 서사의 관점을 전복하면서도, 인간 내면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작품이자, 감각적 영상과 음악이 결합된 예술적 성취물입니다. 엘파바의 이야기, 글린다의 선택,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우정은 모든 시대와 세대를 넘어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남을 것입니다.